“20년간 가수로 살았다기보다는 ‘가수였던 사람’으로 생존을 위해 버텼습니다.” 발라드 가수 모세(본명 김종범)가 인터뷰에서 무대 밖의 생계고와 투병을 돌아보며, 트로트 가수 춘길로 다시 노래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모세는 2005년 데뷔곡 ‘사랑인걸’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곡은 음원 차트와 싸이월드 배경음악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많은 이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통화연결음으로 설정했지만 정작 가수의 얼굴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데뷔까지는 연습생 생활과 군 복무를 포함해 9년이 걸렸다. 첫 앨범의 성공에도 이후 활동은 순탄하지 않았고, 2집을 발표할 무렵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관심에 가려 활동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고 그는 전했다.

소속사 문제와 생계난이 겹치면서 모세는 학생 레슨과 미사리 카페 공연, 장사, 막노동을 했다. 새벽 택배 상하차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강변역에서 뚝섬유원지까지 걸어가 벤치에서 잠든 뒤 첫차를 타고 돌아오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모세의 생계고와 가요계를 떠나려 했던 결심

가수 활동만으로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시기에 제대로 된 정산을 받지 못하는 일까지 겹쳤다. 그는 가수라는 이름을 지키기보다 하루하루 버티는 데 힘을 쏟았고, 부모에게 미안함을 느낀 시간도 길었다고 털어놨다.

2018년 오랜 투병을 이어온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모세는 가수 생활을 돌아보며 깊은 회의와 자책에 빠졌다. 부모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다시는 노래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가요계를 떠날 생각을 했다.

그 무렵 그는 물을 두려워하면서도 한국을 떠날 생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배웠다. 해외 바닷가 마을의 평온한 생활에 마음이 끌려 다이빙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고, 외국으로 이주할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2019년 5월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복귀를 권유한 지인들과 음원 발매를 준비하던 시기에 벌어진 사고였고, 이후 그는 후유증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다녔다.

후종인대골화증 수술 뒤 ‘춘길’로 마이크를 잡다

사고 후 1년 반가량 지나 정밀 검사를 받은 모세는 후종인대골화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 뒤쪽 인대가 뼈처럼 굳어 신경을 압박하는 희귀질환으로, 가벼운 충격에도 전신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목 앞쪽을 절개해 경추에 핀을 고정하는 큰 수술을 받았고, 경증 장애 판정도 받았다. 수술 과정에서 성대 마비 가능성을 경고받았지만 재활을 이어가며 성대 상태를 회복했다.

다시 노래를 시작한 계기는 남아 있던 팬들이었다. TV에서 시원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대 복귀를 결심했고, 모세가 아닌 춘길이라는 이름을 택했다.

춘길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름을 품고 새 출발을 알렸다. ‘사랑인걸’로 사랑받았던 시절과 긴 공백, 사고와 투병을 거친 그의 이야기는 이번 인터뷰 1편에 담겼으며, 후속 내용은 2편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