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지금 과소비야”라는 재치 있는 말로 온라인에서 주목받은 남대문시장 스카프 상인이 몰려든 방문객에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이른바 ‘남대문 임영웅’을 보려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발길이 이어지자 안전과 주변 상인들의 영업 환경을 고려해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와 손수건 등을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무 소식을 알렸다. ‘영업종료’ 안내와 함께 일요일까지 쉰다는 내용을 게시했으며, 당초 알린 휴무 기간이 지난 뒤인 2일에도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도 집에 가면 안 써”…입담 영상에 방문객 급증
A씨가 온라인에서 관심을 얻은 계기는 손님을 대하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스카프 6장을 1만원에 판매하면서도 구매를 적극 권하기보다 “너네 지금 과소비야. 사가도 집에 가면 안 써”, “누구 줄 생각만 해. 언니들한텐 어울리지도 않아”라고 농담을 건넸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설득하는 대신, 사지 말라고 만류하는 듯한 말투가 영상에 담기며 웃음을 불렀다. 관련 영상은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빠르게 퍼졌고, 조회수는 영상에 따라 130만회에서 412만회에 이르렀다.
A씨가 지난달 28일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 ‘남대문 다다구리’도 관심을 모았다. 계정 팔로워는 개설 일주일 만에 3만2천명을 넘어섰고, 온라인에서 영상을 접한 이들이 실제 매장으로 찾아오면서 가게 앞에 방문객이 모였다.
현장에 줄이 생긴 것은 갑작스러운 하루의 일이 아니었다. 관광안내원은 매장 앞 대기 행렬이 한 달 전부터 이어졌으며,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영업시간을 자주 문의했다고 전했다.
인파에 “이 정도는 감당이 안 된다”…안전 위해 휴식
방문객이 몰리면서 A씨는 평소처럼 손님과 대화를 나누기 어려워졌고, 가게 주변 상인들에게도 불편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31일에는 오후 1시쯤 영업을 마칠 정도로 손님이 몰렸으며, 평일에도 줄이 이어지고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려는 방문객이 늘었다.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갑작스럽게 보내온 관심에 감사하면서도 얼떨떨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장사였지만 손님과 주고받는 대화와 웃음이 일하는 힘이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찾아와 제대로 인사하고 소통하기 어렵고, 주변 상인들에게도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치게 됐다고 털어놨다. 먼 곳에서 찾아왔다가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고 돌아가는 방문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나타냈다.
방문객을 향해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에서는 “저도 물 들어올 때 돈 벌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 찍고 추억만 남기고 가시라”, “이 정도는 감당이 안 된다. 통제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임시휴업 결정에는 안전과 건강을 먼저 챙기고, 다시 영업할 수 있도록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온라인에서는 쉬고 돌아오라는 응원과 함께 일반 상인을 향한 과도한 촬영을 자제하고 일상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남대문시장 관광객 증가 속 주목받은 전통시장 상인
남대문시장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의 방문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남대문시장의 외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9% 증가했다.
온라인 영상으로 시작된 관심이 실제 시장 방문으로 이어지면서 A씨의 가게 앞 풍경도 달라졌다. A씨는 안전을 위한 재정비와 휴식을 거친 뒤 다시 영업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방문객이 몰리는 상황을 고려한 운영 방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