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성영탁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친 가운데, 수비 과정에서 비에 젖은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1루수 헤럴드 카스트로의 “OK, OK”라는 외침에 놀라 멈추려다 넘어졌지만 부상은 없었고, 성영탁은 경기 뒤 웃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성영탁은 17일 열린 1차전에서 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1개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18일 2차전에서도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 두 경기 연속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차전에서 맡은 역할은 승부처에 가까웠다. KIA가 5-2로 앞선 7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성영탁은 LG 박동원을 상대로 땅볼을 유도했다.

성영탁, 커터로 만든 7회 병살…미끄러운 그라운드에 아찔

타구를 잡은 카스트로는 2루를 커버하러 들어온 유격수 하주석에게 공을 보냈고, 하주석은 다시 1루로 송구했다. 카스트로가 아웃카운트 두 개를 모두 책임지는 3-6-3 병살로 연결되면서 성영탁은 한 번에 이닝을 정리할 수 있었다.

성영탁의 구속은 시속 140㎞대 초중반이지만, 까다로운 투심과 커터를 주로 구사한다. 체인지업도 던지지만 이날은 사용하지 않았고, 박동원에게 던진 공 8개 가운데 7개가 커터였다.

박동원과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로 맞선 상황에서 성영탁은 바깥쪽 높은 코스로 커터를 던졌다. 타구는 1루수 방면으로 향했고, KIA 내야진의 정확한 송구가 이어지며 결정적인 병살이 완성됐다.

병살 직후에는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성영탁은 타구를 따라 1루 쪽으로 달려가던 중 카스트로가 “OK, OK”라고 말하자 멈추려 했지만, 경기 내내 비가 내려 미끄러워진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성영탁은 경기 뒤 당시를 두고 “카스트로가 잡고 2루에 던지고 베이스에 안 들어가는 모션이어서 빨리 갔는데 갑자기 ‘OK, OK’ 이래서 놀랐다. 또 미끄럽기도 했다. 멈췄는데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부상은 없었으며, 그는 중요한 상황에서 깔끔하게 막고 내려온 점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우타자 상대 강점 살린 성영탁, 가을야구 마운드에서 존재감

성영탁은 병살을 노리기보다 큰 타구를 허용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 번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 이닝을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KIA는 성영탁을 주로 우타자와 맞붙게 해왔다. 성영탁은 우타자 상대에 장점이 있어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면서도, 좌타자에게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며 정확한 승부로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홀드 개수보다 중요한 상황에 선택받아 마운드에 오르는 점을 의미 있게 여겼다. 이범호 감독과 코치진이 자신을 믿어준 만큼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며, 긴장을 이겨내고 투구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성영탁에게 이번 가을야구는 낯설고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는 2024년에는 2군에 있었던 시간을 언급하며, 1군 포스트시즌 데뷔를 잘 치른 것 같아 꿈만 같은 시즌이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상태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는 성영탁은 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어 “잠실에서 끝내고 싶다”고 말하며 다음 경기를 향한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