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탁이 정규 3집 'GOGO(고고)'로 가수이자 창작자로 걸어온 시간을 펼쳐 보였다. 지난 14일 발매한 이번 앨범에는 12곡이 담겼고, 영탁은 '오늘밤 잠 못 자겠다'를 뺀 11곡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다.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2위 선(善)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뒤 6년이 흘렀다. 당시의 경연 열기만으로 현재의 영탁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노래를 부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곡을 만들고, 다른 가수의 음악을 프로듀싱하며 활동 폭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정규앨범을 기준으로 보면 'GOGO'는 2022년 'MMM', 2023년 'FORM'에 이은 세 번째 음반이다. 앞선 두 앨범은 각각 초동 52만4210장, 62만7037장을 기록했고, 2024년 미니앨범 'SuperSuper(슈퍼슈퍼)'도 초동 53만6707장을 기록했다.

'GOGO'의 초동은 약 37만 장으로 집계됐다. 앞선 음반들과 수치 차이가 있지만, 소재가 전한 분석은 트로트 붐의 정점이 지난 뒤에도 상당한 구매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경연 당시의 인지도에 기대기보다 음악과 공연을 통해 팬들의 지지를 이어온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상 = '미스터트롯' 공식 유튜브

영탁 'GOGO', 12곡에 담은 서로 다른 리듬

새 앨범은 펑크와 팝, 록, 발라드, 트로트, 컨트리 등 여러 장르를 한데 아우른다. 다양한 소리를 담았지만 곡마다 따로 흩어지기보다 영탁이 직접 참여해 앨범의 방향과 표현을 정했다는 점이 중심에 놓인다.

첫 곡 '펭귄'은 남들과 다른 걸음과 리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익살스럽게 풀어낸다. 이어지는 'Psycho World(사이코 월드)'와 '도시라솔파미레도'는 익숙한 감각과 답을 한 번 비틀어 바라보는 흐름을 만든다.

타이틀곡 '꺾어'는 가야 할 길 앞에서 망설이거나 모든 것을 안다고 여기는 순간에도 정해진 방향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삶의 고민을 무겁게 밀어붙이지 않고 재치 있는 표현으로 건네는 방식에서 영탁의 유쾌한 감각이 드러난다.

앨범 중반에는 오래될수록 깊어지는 관계를 노래한 '빈티지러브'와 인생의 덧없음을 담은 '허허(虛虛)'가 배치됐다. 특히 '허허'는 기타·베이스·드럼·피아노에 스트링과 대금을 더해 밴드 사운드 안에 한국적인 정서를 얹었다.

'낡은 라디오'는 아버지의 오래된 물건에 얽힌 기억을, '임시저장'은 쓰고 지우기를 반복해도 남아 있는 마음을 다룬다. 앞부분의 장난기 뒤에 자리한 쓸쓸함을 보여주는 곡들로, 앨범의 감정 폭을 넓힌다.

경연 이후 6년, 가수에서 창작자로 넓힌 활동

후반부에서는 'VIDA LOCA(비다 로카)'가 망설임 없이 나아가자는 기운을 끌어올리고, 마지막 곡 'PACEMAKER(페이스메이커)'는 속도를 맞춰 함께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기 리듬을 찾아 걷는 '펭귄'에서 출발해 누군가와 보폭을 맞추는 노래로 끝나는 구성이다.

영탁의 창작자 행보는 이번 앨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SuperSuper' 전곡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고 다른 가수의 곡을 만들며 프로듀서로도 활동했다. JTBC '힘쎈여자 강남순'과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을 통해 연기에도 도전했다.

이번 앨범의 의미는 장르를 여럿 소화했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12곡 중 11곡의 작업에 이름을 올리며 무엇을 노래하고 어떤 소리로 표현할지 직접 결정했다는 점에서, 경연으로 알려진 가수에서 자신의 음반을 설계하는 창작자로 변해온 시간이 읽힌다.

'GOGO'는 영탁이 쌓아온 유쾌함과 진지함, 장난기와 쓸쓸함을 한 앨범 안에 담아낸 결과물이다. 소재에 구체적인 차기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이번 음반은 음악과 창작을 함께 이어온 영탁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